신간 중심으로 책 읽는 버릇을 그만두기로 한다. 언제부턴가 사냥 고양이처럼 어떤 책이 새로 나왔는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재밌겠다 싶은 책이 나오면 달려들어 낚아챈다. 사냥하는 건 좋은데, 독서에 맥락이 없어져 버렸다. 책을 안으로 품는 것이 아니라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다 본질을 잊는다.
따끈한 신간을 읽는 맛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출판사도 홍보에 열중하고 기자나 독자들도 모두 관심을 쏟기 때문에 더 흥미가 돋는다. 남들 다 볼 때 보는 맛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고기도 북적이는 집에서 먹으면 어쩐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다들 관심 있을 때 읽고 얘기하고 싶은 욕망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읽고 소개하고 싶은 욕망도 크다. 그러다 보니 감각에 거품이 많다. 조금 지나고 나면 크게 챙겨 읽을 필요가 없는 책도 이런 욕망의 거품에 가려 판단이 흐려진다.
내가 가장 책을 많이, 깊게, 열중하여 읽던 시기는 신간이 아니라 내 '주제'를 따라 읽던 시기였다. 지금은 그 주제가 의미 없을 정도로 폭이 넓어졌다. 한두 달 정도의 시간을 두어 흥미 있는 주제를 따라 또는 작가를 따라 꿰어 읽기를 다시 시작한다. 이달에 잡은 주제 가운데 하나는 '스티븐 핑커'와 '마음'이다. <빈 서판> 이후로 미뤄두었던 핑커의 책과 마음의 작동에 관련한 책들을 읽으려고 한다. 무분별한 탐닉을 줄인다. -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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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공감가는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