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수레> _홍상훈

화씨 451 | 2003/07/21 14:34 | 호야
하늘을 나는 수레
홍상훈 지음
솔 / 2003.7 / 초판 / 226쪽 / 223*152*14mm / 9,000원

read or trash? ★★

첫 번째 장(章)을 읽고 아차 싶었다. 살 책이 아니었던 게다. 책값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자라는 생각을 한 뒤로 주문을 할 때는 꼼꼼히 따져 보고 긴장하곤 했는데 이벤트 때문에 마일리지를 탐하다가 그 끈이 풀어져 버렸나 보다. 알라딘에 리뷰가 실린 것과, 메인 페이지에 띄워졌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그래도 본문읽기까지 훑고 주문을 했는데 역시 더 세심해야 했다. 책이 너무 헐겁다. 이 책은 과학적 상상력이 드러난 중국 고전들(에 속한 이야기) 몇몇을 소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은이가 말하는 과학적 상상력이란 SF적 감수성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사실 이 책에 '과학'은 별로 없다.

그나마 SF적 감수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은이의 소양도, 미안하지만, SF팬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중국문학을 전공한 그가 SF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책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어깨에 힘을 빼고 이야기들만 모은 선집을 만들었더라면 불만은 없었을 텐데.

진지한 연구자들이라면 눈살을 찌푸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런 방법이 대학 도서관의 무거운 철문 안에 갇혀 있는 동양적 전통 문화의 맛을 한문과 중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오늘날의 보통 사람들과도 함께 음미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

지은이가 '고대 중국인들의 과학적 발견과 그것에 관련한 상상의 흔적'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려고 했다면 좀 더 진지했어야 옳다. 지은이는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가벼운 책이기 때문에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진짜 착각이다. 고전을 '즐겁게 현대화'하려고 한다면 더 진지했어야 한다. 어렵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쉽게 이야기하는 것 더 힘들다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고대 중국인들이 비행기나 인조인간 같은 걸 문헌을 통해 남겼다고 한다면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현대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지은이의 탐색이 포함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이 책에는 번역된 이야기들 외에 지은이의 목소리라곤 감탄과 문헌 해설밖에 찾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를 읽어도 "그런데, 그게 뭐?"라는 말만 나온다. 그래서 이 책을 난 인문에 분류할 수 없다. 과학도 없다. 번역된 이야기를 제외하면 그냥 에세이집이다. 그래서 문학 분류다.

지은이가 온갖 문헌들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찾은 공은 공이겠지만 그 공에 비해 책을 너무 쉽게 쓰려고 했단 생각이 든다. 환불할 테닷. -虎-
2003/07/21 14:34 2003/07/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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