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된 소녀
A Circle of Cats
찰스 드 린트 지음, 찰스 베스 그림, 정해왕 옮김
영교출판 / 2003.12 / 하드커버, 54쪽 / 263*184mm
7,500원


평범한 동화책의 언저리에서
찰스 드 린트는 어번 팬터지(urban fantasy)를 주로 쓰는 작가로 알고 있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신화와 전설을 차용하여 현대에 접목시킨, '뉴포드'라고 하는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하여 연작처럼 이어진 작품들을 쓰고 있는.

이 책은 그의 글쓰기 연작 바깥 또는 테두리에 걸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읽기물이다. "고양이가 된 소녀"라는, 아주 직접적이고 진부한 제목을 붙여 버린 이 책은, 찰스 드 린트의 첫 소개로는 좋다 할 수 없는 텍스트다. 그럼에도 이 책이 린트의 첫 번역물이 된 것은, 얇고 부담이 (출판하기에) 없다는 것, 아마존닷컴에서 꽤 훌륭한 판매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바탕이었을 것이다.

찰스 드 린트를 꾸준히 읽어온 팬들에게는 '기분 전환'쯤 되는 소품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지만, 덜렁 이 책만으로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동화로밖에 읽히지 않는다(여기엔 문화나 정서의 차이도 포함되어 있을 거다. 그네들에겐 이런 식의 이야기가 여전히 신비롭게 느껴지는 걸까?).

물리적으로는 원서와 거의 똑같은 매무새를 갖고 있는(한 가지, 표지의 제목만 빼고. 제목의 타이포를 보면 이 책을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어떻게 이해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별거 아닌 차이인데, 원서와는 느낌이 천지 차이다) 이 책은 그래서, 그저 그런 동화책의 주변에서 어물쩡거리며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 그나마 서정적인 문장과 분위기마저 '동화' 안에 묻혀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read or trash? ★★☆) -虎-

§ Page Shot
2004/01/12 11:59 2004/01/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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