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임재춘 지음
마이넌 / 2003.3 / 초판 / 172쪽 / 213*141*10mm / 8,000원


read or trash? ★★★★☆

기능적 글쓰기(technical writing)에 대하여

내가 다니던 회사의 개발자들은 고객 답신을 하지 않았다. 메일 답신은 기본적으로 고객팀 담당이지만, 전문화된 요청이나 문의일 경우엔 각 팀에서 답신하는 것이 원칙이었음에도 유독 개발자만은 그러지 않았다. 개발자는 고객팀에게 설명을 하고 고객팀이 설명을 듣고 고객에게 답신했다.

개발자가 고객팀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고객에게도 설명할 수 있다. 여러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글 쓰는 것 자체를 꺼렸다. 글을 말과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의 기본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미 글은 말 이상의 의사소통 수단인데도.

또 하나, 앞에 사람을 앉혀두고 하는 입말과는 달리 눈 앞에 사람이 없어서인지 글을 자기중심적으로 쓰기 일쑤다. 대표적인 예는 전문용어의 남발. 기술자나 개발자들이 쓰는 용어는 쉽게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들의 글쓰기는 너무 안일하고 방만하다. 읽는이가 누구인지 생각지 않는다.

이건 모든 종류의 기술자와 개발자의 딜레마다. 기계나 잘 만지고 개발만 잘 하면 됐지 웬 글까지 고민하게 만드냐고 묻는 전문가가 있다면 난 그를 전문가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그는 그 일에 관해 프로페셔널하다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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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5 00:04 2003/03/2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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