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Cegueira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해냄 / 1998.12 / 초판 / 369쪽 / 225*152*22mm / 8,800원

r.o.d 평점 ★★★★

"눈이 보이면 보라, 볼 수 있으면 관찰하라"
한 명을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눈멀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단순한 궁금증 또는 설정에 의해 끌려가는 작품은 아니다. '눈멀지 않은' 사람들이 지배하던 사회가 뒤집혔다. 볼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는 사회의 모든 기득권 세력의 전복이다.

우리 사회는 '대다수'의 눈멀지 않은 사람들이 지배한다. 지배한다는 말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차지한다는 말을 사용해도 좋다. 그것도 싫다면 기준이 된다는 말이라도 좋다. 사회의 대다수는 그들이 눈멀지 않았기 때문에 지배하고 있는 게 아니다. 단지 대다수이기 때문에 사회를 자신들의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여기서 소수의 눈먼 사람들은 그저 대다수의 눈멀지 않은 사람들이 좌우한다.

<눈먼 사람들의 도시>는 이런 상황을 극명하게 보인다. 순식간에 '대다수'가 되어버린 눈먼 무리들은 이제까지의 '눈멀지 않은 이들의' 규범과 정의와는 전혀 다른 사회를 구성한다. 하지만 이 도시는 또다른 대다수의 사회일 뿐이다.

이 책은 눈이 먼다는 사실만으로 우리가 가졌던 얼마나 많은 소유물들을 잃을 수 있는가 하는 끔찍한 사실뿐만 아니라, 눈을 감는다는 것과 눈이 먼다는 것의 미묘한 차이, 다수에 의해 지배되고 이끌어지는 위험사회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虎-
2002/09/25 17:02 2002/09/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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